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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넘전 in 대전

시선/Event 2008/11/16 23:48

 매그넘전을 다녀왔다.

운 좋게 고향집인 대전에서 12월까지 한다고 해서, 크게 마음먹고 15일에 다녀왔다. 크게 마음먹은 이유는... 전시가 행해진 대전시립미술관에 한번도 가 본 적이 없어서 라는 참 부끄러운 이야기.

뭐 지하철 타고 정부청사역에서 내려 정부청사를 반바퀴 빙~ 돌아 한 30분여를 걸으면 갈 수 있는 거리였다. 걸어다니며 사진도 좀 찍었다. 마음에 드는 사진은 없다시피 했지만.

매그넘전 입구에는 그다지 사람이 많지 않았다. 오후 3시 가까이라는 늦은 시간때문인가 싶었는데, 왠일? 안에 들어가니 학생들이 바글바글. 가만 보니 초등학교 3~6학년정도로 보이는 학생들이 종이를 들고 안내 선생님 뒤를 졸졸졸 쫓아다니고 있었다. 뭐 그런 것을 싫어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나도 10여년 전에는 그렇게 졸졸 쫓아다니며 설명을 듣기도 했고, 그게 그다지 눈꼴시렵거나 그렇지는 않았다. 귀여우면 귀여웠지.

전시실 내부는 핑크색, 하늘색, 연보라색 등 파스텔 톤이 주류를 이뤘다. 크게 눈에 부담은 가지 않았지만 좀 웃음이 나오기는 했다. 사진들은 인화를 어떻게 한건지 마치 유리에 인화를 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사진을 그냥 인화해서 유리액자에 넣은 것보다 반사광이 덜했고, 색이나 그런 측면이 더 진하게 다가왔다.

사진들은, 사실 매그넘전이 서울에서 열릴 때 TV 방송에서 봤던 사진들이 거의 다였기에 그다지 색다르거나 그런 것은 없었다. 다만 조그만 TV 화면을 통해 본 것과 실제 대형인화를 한 것은 느낌이 다르기도 달랐다. TV를 통해 도움이 된 것은, 각 사진을 찍은 사진작가들이 인터뷰를 하며 직접 사진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 있었기에 사진전에서 사진들을 이해하기가 한결 쉬웠다는 점일까.

사진들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이 사람들이 한국을 어떻게 보고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사진은 결국엔 시선이다. 그 사람들이 그 장면을 어떻게 보았는지, 왜 이 사진을 이 사진전에 사용하려 했는지 그것은 그 사람들이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비춰지는 것일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한국은 아슬아슬하게 나쁘지 않은 점수를 받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마틴 파의 사진들에서는 여전히 한국 관광객, 그리고 한국에 대한 약간의 비난의 눈빛이 감돈다는 느낌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앨리엇 어윈의 말을 참 좋아했다. 사진에 유머가 있어야 한다는 말. 앨리엇 어윈의 작가소개란에 쓰였던 사진이 그 사상을 대표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국을 찍은 그의 사진은 생각보다 유머러스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유머포인트를 집지 못한걸까 아니면 그가 한국에서 유머를 느끼지 못한걸까.

오히려 내가 유머를 가장 많이 느낀 사진은 데이빗의 사진이었다(풀 네임이 기억이 나질 않는다. 내가 원래 사람 이름을 잘 못외운다). 그 외에도, 들었던 그대로의 인상을 준 사진작가는 역시 마틴 파와 종교사진을 주로 찍었다는 아비스의 사진 뿐이였을까.

하지만 사진들은 하나하나가 인상적이였다. 물론 몇개의 사진은 이해를 하지 못한 것도 있었다. 특히 알렉스 마욜리의  사진은 나로서는 왜 이게 매그넘전에, 한국을 표현하는 사진으로 전시가 되어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사진이 이상한게 아니라 사진에서 작가의 의도를 읽기가 어려웠다. 이건 순전히 내가 공부가 부족한 탓인 것일까.

작가전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사진은, 작가의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남대문을 중심으로 찍힌 사진이였다. 작가설명에는 남대문과 찍힌 사람들의 표정이 슬퍼보인다 - 라고 했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건 과대해석이고, 그들은 외국인이 본 한국의 상징 앞에서 진실된 삶의 표정을 보여줬다. 보통 외국인이라고 하면 살짝 배타적인 한국사람들 앞에서 어떻게 저렇게 사진을 찍었는지 정말 묘한 느낌이였다.

리즈 사르파티의 사진은, 보고 있으면 매끄러운 유리와 분냄새가 느껴지는 사진이였다. 아니 이건 밀랍냄새일까. 나로서는 읽기가 너무나 어려운 사진이였다. 다만 사진들에서 좀 인위적인 냄새가 나서, 매그넘이 보도사진그룹으로 알고 있던 나에게는 좀 의아스러웠다.

전체적으로 전시는 정말 만족스러웠다. 정주행 한번에 역주행 한번 하면서 사진들을 살펴 보았다. 다만 사진이 좋은 것은 알겠는데, 전시 사진들을 카메라로 다시 찍는 행위는 좀 아니지 않을까 싶었다.



※ 매그넘전에서 찍어 온 사진은 이것 다섯장이였다. 일부 사진은 아쉽게도 초점이 나갔다 - 본인은 istDS에 수동렌즈를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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